2026년 5월 13일, 뉴욕타임스(NYT)는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발생한 수상한 베팅 사례를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NYT의 철저한 조사 결과, 80개 이상의 폴리마켓 사용자 계정이 거의 30개에 달하는 다양한 주제에서 내부자 정보로 의심되는 베팅을 통해 수익을 올린 정황이 포착됐다. 이 중 38건은 공개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저조한 관심 사례들이다. NYT는 이러한 베팅이 단순한 운이나 시장 분석이 아닌, 내부자 거래(Insider Trading)의 전형적인 징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폴리마켓은 암호화폐 기반 예측 시장으로, 정치·군사·경제·연예 등 거의 모든 미래 사건의 결과를 베팅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2024년 이후 급성장하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량을 기록했으나, 익명성과 높은 레버리지로 인해 내부자 정보 유출 위험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NYT 보도는 이러한 우려를 구체적 데이터와 사례 분석으로 뒷받침하며, 플랫폼의 신뢰성과 규제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이란 관련 군사 작전이다. NYT 분석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 날, 150개 이상의 계정이 수백 건의 최소 1,000달러 규모 베팅을 통해 ‘다음 날 미군의 이란 공격’을 정확히 예측했다. 총 베팅액은 85만 5,000달러에 달했으며, 16개 계정은 각각 1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또 다른 사례에서 13개 계정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주말 내 발생할 것으로 베팅하며 14만 달러를 투입, 실제 공격 발생 후 60만 달러 이상의 이익을 챙겼다. 이 계정들 중 7개는 불과 며칠 전에 개설된 신규 계정이었다.

비슷한 패턴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 작전에서도 나타났다. 2026년 1월, 미군 특수부대 작전 직전 신규 개설된 한 계정이 3만 2,000달러를 베팅해 4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이후 미 법무부는 특수부대원 Gannon Ken Van Dyke 상사를 기소하며, 그가 작전 계획 과정에서 얻은 기밀 정보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Van Dyke은 약 3만 3,000달러를 투자해 관련 시장에서 41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폴리마켓에서 처음으로 공식 기소된 내부자 거래 사례로 기록됐다.

NYT는 이러한 베팅의 공통 징후로 △장기 저확률(롱샷) 베팅의 높은 적중률 △신규 계정의 집중 베팅 △관련 주제에만 국한된 무패 행진 △베팅 직후 사건 발생 등을 꼽았다. 예를 들어, 일부 사용자는 이란 군사 행동 관련 시장에서만 베팅하며 93%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크립토 규제 논의나 휴전 협상 같은 비군사적 주제에서도 유사한 이상 징후가 확인됐다. 프랑스 분석 회사 Bubblemaps 등은 블록체인 데이터를 통해 6개 ‘의심 계정’이 총 12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폴리마켓 측은 “내부자 거래는 용납되지 않는다”며 적극 대응 의지를 밝혔으나, 비판은 여전하다. CEO Shayne Coplan은 “의심스러운 활동을 당국에 지속 보고하고 협조한다”고 강조했지만,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규제 역량 부족과 플랫폼의 익명성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미 의회 의원들은 국가 안보 유출 가능성을 지적하며 CFTC 조사와 법적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관련 군사 작전 정보가 민간 베팅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상황은 외국 정보기관의 ‘허니팟’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이번 사태는 예측 시장의 양면성을 드러낸다. 한편으로는 정보의 집단 지혜를 활용한 효율적 가격 발견 메커니즘으로 평가받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밀 정보의 사적 이용과 도박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NYT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이후 폴리마켓에서 내부자 거래로 추정되는 이익 규모는 1억 4,300만 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개 정보와 비공개 정보의 경계가 모호한 예측 시장에서 내부자 거래를 근절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번 NYT 보도는 단순한 베팅 스캔들을 넘어 플랫폼 거버넌스와 국가 안보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를 요구하는 신호탄이다. 폴리마켓의 폭발적 성장세 속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글로벌 금융·정치 시장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관련 당국은 조속한 조사와 투명한 공개를 통해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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